유출 개인정보, 다크웹에서 15달러에 거래
"귀하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습니다." 이 섬뜩한 문구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입니다. 통신사, 병원, 대기업, 쇼핑몰, 공공기관까지,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곳이라면 예외 없이 해킹 공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유출 통보 그 이후, 피해자들은 자신의 어떤 정보가, 어디에서, 어떻게 유통되는지 명확히 알 수 없어 막연한 불안감 속에 잠재적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점입니다.
어둠 속의 거래, 다크웹에 팔려나간 당신의 정보
보안 전문가들은 유출된 상당수의 개인정보가 익명의 네트워크 공간, 다크웹을 통해 공유되거나 거래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일반적인 검색 엔진으로는 접근조차 불가능한 이곳은, 높은 익명성을 무기로 불법 정보 거래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해커들은 데이터 유출 사고 후, 탈취한 정보를 다크웹의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처럼 올려놓습니다. 거래는 주로 비트코인, 모네로와 같은 암호화폐를 통해 익명으로 이루어지며,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비밀번호, 가입 서비스 목록 등이 '패키지 상품' 형태로 묶여 판매됩니다. 심지어 신용카드 정보, 유효기간, CVV는 물론 직장명, 직급, 회사 이메일, 조직도까지 매물로 등장하는 충격적인 현실입니다.
'풀즈(Fullz)'라는 이름의 악몽, 그리고 2차 범죄의 씨앗
다크웹에서 거래되는 이러한 개인정보 패키지는 '풀즈(Fullz)''라 불리며, 대출 사기, 보험금 허위 청구, 스피어 피싱, 협박, 계정 탈취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만능 키와 같습니다. 개인정보 한 건당 가격은 15달러에서 65달러 선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신용카드 정보, 신분증 사진, 의료 기록 등 민감한 정보는 더욱 높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보의 '재활용입니다. 다크웹에서는 한번 거래된 정보가 여러 번 복제되어 유통되고, 수많은 범죄자의 손을 거치며 끊임없이 재판매 및 악용됩니다. 특히 병원에서 유출된 의료 기록은 단순 신원 도용을 넘어 불법 보험 청구에 악용되어 더욱 큰 피해를 야기합니다.
능동적인 대응만이 살길
문제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유출 내용이나 경로 등을 사용자에게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피해자 스스로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악용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사이버 위생(cyber hygiene):개인 및 조직이 자신의 디지털 자산의 건강과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채택하는 일상적인 습관과 관행' 이라는 능동적인 보안 습관을 통해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다크웹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보안 수칙
- 🔒 비밀번호 관리자 사용 및 주기적 변경: 안전하고 복잡한 비밀번호 관리 필수
- 🔄 소프트웨어 및 OS 최신 업데이트: 보안 취약점 최소화
- ⚠️ 의심스러운 링크나 첨부파일 확인 후 클릭: 출처 불분명한 요소 경계
- 🔑 이중 인증(2FA) 활성화: 계정 보안 강화
- 🌐 공용 와이파이 사용 시 VPN 적용: 통신 내용 암호화
만약 다크웹에서 이메일 등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확인했다면, 즉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개인정보침해 신고센터에 신고하거나 개인정보보호포털에서 제공하는 다크웹에 유출된 내정보찾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또한, 행정안전부 ‘본인정보 노출 차단 서비스’를 통해 카드사, 은행, 통신사, 보험사에 명의도용 방지 등록을 신청하여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